4월의 비오는 화요일, 평안한 하루
아침.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빗소리에 눈을 떴다.
오늘은 스스로에게 선물한 휴식일. 창밖으로 벚꽃이 빗방울과 함께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분홍빛 눈이 내리는 것 같다. 몇 주 동안 화려하게 피어 있던 벚꽃이 이제는 바닥에 카펫처럼 깔리고 있다.
따뜻한 라떼 한 잔 하려고 벚꽃 보이는 카페에 손에 들고 갔다. 최근 며칠간 따뜻한 봄 날씨로 바쁘게 지내며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행복들이 보인다. 빗방울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젖은 아스팔트 위로 떨어지는 벚꽃잎의 분홍빛 흔적. 멍~하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오후. 책을 펼쳤지만, 읽기보다는 창밖의 풍경에 더 집중하게 된다. 빗줄기에 실려 떨어지는 꽃잎들이 바닥에 닿는 순간, 그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꼭 무언가를 해야만 의미 있는 하루가 되는 건 아니라는 깨달음이 찾아온다.
빗소리가 좋다. 따뜻한 음악과 빗소리와 함께 듣는다. 평소에는 놓치기 쉬운 작은 행복들, 창가에 맺힌 물방울, 젖은 나뭇가지 위에서 반짝이는 빗방울, 꽃잎에 빗방울. 작은 것에 집중되는 시간 바쁜 일상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오늘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에 선명하게 보인다.
비가 내리지만, 마음은 어느 때보다 맑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된다.
4월의 비오는 화요일, 벚꽃이 떨어지고 바닥에 떨어지는 모든 것들이 예쁜 하루.
빗소리 덕분에 평안을 느낀 하루이다. 때론 의미 없이 바쁜 일상들
소소하게 행복을 찾아본다.
이런 휴식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